방한하는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인센티브 프로그램 기획 및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Jane Tour & DMC에서 마케팅 총괄책임(Chief Marketing Officer)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좀 더 폭 넓은 지식에 대한 목마름을 항상 느끼고 있던 시기에 기업회의 전문가 집단의 오프라인 네트워킹 모임에 해당하는 ‘SITE(Society of Incentive Travel Executives) 글로벌 컨퍼런스’가 2013년에 40회를 맞이하여 디즈니랜드로 익히 알려진 미국 올랜도(Orlando)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쁜 일정을 모두 뒤로 하고 참석하였다.
‘SITE 글로벌 컨퍼런스’는 그 자체로도 국제회의 산업을 일컫는 약자인 MICE 중 ‘전시회(E)’만을 제외한 미팅(M), 인센티브(I), 컨벤션(C) 행사 개념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 2013년도에는 약 800명 이상이 참가하였다. 개막식 전에는 행사 리더십 모임인 SITE Chapter Leader Meeting이 진행되었고(M), 각 국가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의 경연장인 Crystal Award 행사가 진행되었으며(I), 세계 각 국의 Incentive 여행 트렌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강의(Learning Session)와 전문가 양성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등 컨벤션(C)의 형식도 나름대로 훌륭하게 갖추고 있다.
수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CMO로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분야는 ‘Crystal Award’ 행사였다. 다양한 인센티브 여행 프로그램 기획 전문회사(Incentive House)와 DMC들이 한 해 동안 세계 각 국에서 수행했던 멋진 인센티브 프로그램, 독특한 이벤트와 마케팅 중 최우수 사례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행사로 인센티브 여행 산업의 트렌드를 1시간 내에 모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상은 크게 4개 분야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베스트 인센티브 프로모션 & 캠페인’, ‘독보적인 인센티브 여행 프로그램’, ‘인상적인 포상 휴가 프로그램’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인센티브 여행을 결합하여 시행하는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에 대해 각 분야별로 2~3개의 전문 DMC 기업과 독특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2013년도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멋진 프로그램으로는 DMC 전문 기업 ‘Aimia’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공동으로 매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라 생각된다. 2013년 수상의 영광을 안은 프로젝트 명칭은 ‘Microsoft EMEA(Asia; the Americas; and 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의 약어) Gold Club?School Supplies Drive’로 전 세계 MS 우수 사원(Gold Club) 2,000명 중에서 총 900명이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스에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Sun City에 소속된 학교에 교재와 의복을 제공하는 사회봉사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세계는 지금 단순히 인센티브 여행 프로그램 설계를 벗어나서 기업의 인사 담당자(HR)들과 공동으로 회사 내부의 인센티브 규정 자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부터 최고의 성과를 올린 우수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상 휴가 목적지(국가) 결정, 여행 프로그램 설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 프로그램 기획에 이르기까지 토털 패키지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분야별 영역 파괴 현상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실히 알게 된 점도 이번 행사 참가를 계기로 얻은 수확 중 하나였다.
MICE산업은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고 모두 말하고 있지만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고 여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컨벤션 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확장에 치중하고 있으며, 하드웨어가 완성되어야 대형 기업회의를 유치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의 Crystal Award 중 또 다른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인도(India) 자이푸르 사막 한가운데에서 텐트를 치고 Gala 파티를 개최하고, 그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척박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자연과 주변 환경이 주는 한계 상황을 뛰어 넘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가한 기업 임직원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까지 선물로 안겨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MICE 시장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눈을 뜬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이 하드웨어에 확충에 치중하고 있는 사이, 수십 년간의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외국에서는 기업 내부의 매출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 프로그램 직접 설계, 마케팅, 인센티브 여행 국가 및 목적지 설정과 사업에 대한 피드백에 이르기까지(스마트 폰으로 비교하자면 단말기 제조가 아니라 운영체계(OS) 자체를 개발하는 것과 같이)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적인 차원에서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나로서는 강한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했으며 회사의 비전과 개인의 삶의 비전을 일치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끝으로 멋진 행사에 참여하기까지 정보 제공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MICE 협회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향후 3~4년 안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지역 관광공사, 한국MICE협회가 공동으로 협력하여 약 800명 이상의 외국인이 참가하는 SITE 행사 자체가 한국에서 개최되기를 희망해 본다. 2014년 SITE 행사는 오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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