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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6, 2016

관광을 통한 과학연구와 환경교육:고래관광의 원조,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Province Town

뉴잉글랜드의 프로빈스 타운(Province Town)은 나른한 해변 휴양지다. 동성 커플들이 손을 꼭 잡고 바닷가를 거닐고, 바닷물 맛이 나는 태피 캐러멜을 사 먹는다. 세계적인 여행작가 마이클 커닝햄은 이 마을을 몹시도 사랑해 <아웃사이더 예찬>이라는 아름다운 에세이를 썼다. 히피풍의 이 작은 해변 마을은 지금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고래 관광의 ‘원조’ 지역이기도 하다.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거대한 혹등고래를 배 위에서 바라보는 바로 그 관광이 1970년대에 여기서 시작됐다.

부둣가의 ‘돌핀 플리트(Dolphin Fleet)’ 사무실은 고만고만한 기념품 가게처럼 보였다. 할머니 두 명이 창구에 서서 전화도 받고 표도 판다. 배가 출발하는 선착장에 ‘원조(originator)’ 손팻말을 겸손하게 붙여 놓았는데, 정말로 여기가 그 ‘원조’ 여행사다. 이 업체가 1975년 미국 동부에서 고래 관광을 처음 시작했고, 지금은 이 일대에 10여곳이 있고, 멀게는 보스턴에서도 고래 관광 보트가 뜬다. 여름 성수기는 지난주 노동절로 끝났지만, 10월까지는 하루 4번 배가 뜬다고 했다. 3시간 정도 배를 타고 혹등고래를 찾아다니는 코스다.

■관광을 통한 과학 연구와 환경 교육

상업적 형태의 고래 관광은 1955년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됐다. 눈 밝은 지역 장사꾼이 한 사람에 1달러씩을 받고 배를 띄워, 겨울철 해안에 나타나는 귀신고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귀신고래 보트 관광은 1970년대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확대됐고, 이어 미국 동부에서도 고래 보트 관광이 시작됐다. 이번엔 혹등고래였다. 연안에 붙어 조용히 이동하는 귀신고래와 달리, 혹등고래는 덩치가 크고 움직임이 활발하다. 관광에 이만 한 야생동물이 없었다.

마침 고래가 새로운 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때였다. 돌고래와 인간의 동거를 모색하는 기묘한 실험이 이뤄지고,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를 꿈꾸며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에 실어보낸 ‘골든 레코드’에는 인간의 인사말과 함께 고래의 울음소리가 실렸다. 막 닻을 올린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러시아와 일본을 타깃으로 강도 높은 반포경 캠페인을 이어갔다. 고래 관광은, 인류가 지금까지 이 ‘온순하고 지능 높은 야생동물’에게 가한 포경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종식시키고, 종과 종의 새로운 만남을 가능케 하는 수단으로 떠올랐다. 바로 그때, 돌핀 플리트가 ‘관광을 통한 과학 연구와 환경 교육’의 깃발을 걸고 고래 관광을 시작한 것이다.

[콜 미 이슈마엘 - 최명애의 고래 탐험기](6) 고래관광의 원조…연구·보존 함께하는 ‘이상적 모델’로 - 경향신문